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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관련 사진

    박물관이라고 하면 흔히 역사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떠올리지만, 세상에는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한 독특한 박물관들이 존재한다. 화장실 박물관, 음식 모형 박물관, 머리카락 박물관, 심지어 실패한 발명품을 전시하는 박물관까지! 이러한 '괴짜 박물관'들은 단순히 특이한 전시물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내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세계 각국의 기묘하고 흥미로운 박물관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화장실 박물관: 인류 문명의 발달을 담다

    ① 인도의 술라브 화장실 박물관: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술라브 화장실 박물관(Sulabh International Museum of Toilets)은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박물관 중 하나다. 1992년, 화장실 혁신가이자 사회운동가인 빈다쉬와르 파타크(Bindeshwar Pathak)에 의해 설립되었다. 그는 위생 시설이 부족한 인도에서 공중보건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화장실 모델을 연구했으며,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이 박물관을 세웠다. 박물관 내부에는 기원전 3,000년 인더스 문명의 원시적인 배수시설부터, 중세 유럽의 이동식 변기, 그리고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귀족들이 사용했던 화려한 세라믹 변기까지 다양한 화장실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현대의 첨단 친환경 화장실 모델들도 전시되어 있어 지속 가능한 화장실 기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화장실과 관련된 흥미로운 역사적 일화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세 유럽에서는 귀족들이 밤에 사용하던 이동식 변기를 하인들이 아침에 밖으로 버렸으며, 이것이 거리의 위생 문제를 심각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 등이 있다.

     

    ② 한국의 수원 해우재: 한국에는 화장실을 주제로 한 또 다른 독특한 박물관이 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해우재는 '화장실 문화 박물관'으로 불리며, 2007년 설립되었다. 이 박물관은 '미스터 토일렛'이라는 별명을 가진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개인 저택을 개조하여 만들었다. 박물관 내부에는 다양한 시대와 지역의 화장실 모형이 전시되어 있으며, 한국 전통 화장실과 현대식 공중화장실의 차이를 비교해볼 수 있다. 또한, 화장실과 관련된 속담과 문학작품, 화장실 문화의 변화에 대한 연구 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야외에는 다양한 조각상과 함께 세계 여러 나라의 독특한 화장실 디자인을 재현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음식 모형 박물관: 먹을 수 없는 음식의 예술

    일본은 음식 모형(샘플) 기술이 매우 발달한 나라로, 이를 주제로 한 박물관도 존재한다. 일본 기후현에 위치한 이와사키 음식 모형 박물관(Iwasaki Sample Village)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음식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음식 모형의 역사는 1917년 일본의 한 요리사가 자신의 요리를 더 잘 홍보하기 위해 밀랍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1932년 다카조 이와사키(Takizo Iwasaki)가 본격적으로 음식 모형 사업을 시작하면서, 일본 외식업계에서 음식 모형이 필수적인 마케팅 도구가 되었다. 박물관 내부에서는 일본 음식뿐만 아니라, 피자, 스테이크, 디저트 등의 서양 요리 모형도 전시되어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전시는 튀김 모형 만들기 체험으로, 방문객들은 실제 기름에 튀기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며 자신만의 모형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음식 모형 기술은 단순한 외식업계 홍보를 넘어, 식품 과학 및 교육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질환으로 인해 음식을 섭취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 시각적인 만족감을 제공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심장 박물관: 인체의 신비를 탐험하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심장 박물관(The Museum of the Heart)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심장 전문 박물관이다.

    심장과 혈액 순환의 역사, 심장 수술의 발전 과정 등을 다루며, 방문객들에게 인체의 경이로움을 전한다.

    박물관은 실제 인간 심장 모형뿐만 아니라, 여러 동물의 심장 구조를 비교할 수 있는 전시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고대 이집트에서 심장이 사후 세계로 가는 중요한 기관으로 여겨졌던 점, 중세 의사들이 심장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했던 기묘한 방법 등을 소개한다.

    특히, 현대 의학의 발전을 조명하는 전시가 눈길을 끈다. 최초의 심장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크리스티안 바르나르트(Christiaan Barnard) 박사의 업적을 기리는 코너가 있으며, 최첨단 인공 심장 기술도 전시되어 있다.

     

    머리카락 박물관: 머리카락으로 만든 예술

    터키의 카파도키아 지역에는 세계에서 가장 기묘한 박물관 중 하나인 아바노스 머리카락 박물관(Avanos Hair Museum)이 있다. 이 박물관은 현지 도예가인 체즈 갈립(Chez Galip)이 1979년 처음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한 여성 여행자가 갈립의 공방을 떠나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기념으로 남긴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수많은 방문객들이 머리카락을 기증하면서, 현재 박물관에는 16,0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전시되어 있다. 벽과 천장이 모두 여성들의 머리카락으로 덮여 있어 다소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머리카락마다 기증자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혀 있으며, 매년 무작위로 선정된 몇 명의 기증자는 갈립의 도자기 공방에서 무료로 도자기 제작을 배울 수 있는 특권을 얻는다.

    전통적인 박물관도 흥미롭지만, 세상에는 이처럼 독특한 박물관들이 존재한다. 화장실, 음식 모형, 심장, 머리카락까지, 모든 것이 박물관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박물관들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그 주제와 관련된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만약 다음 여행에서 평범한 관광지가 아닌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면, 이러한 괴짜 박물관들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느리게 가는 여행, 목적지보다 과정이 중요한 <슬로우 트래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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